1 point by slswlsek 2 months ago | flag | hide | 0 comments
신념 고착화의 심리적, 문화적 해부: 보편적 기제와 한국 사회의 특수성 비교 연구
서론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객관적 사실과 검증된 데이터가 손쉽게 접근 가능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명백한 증거를 접하고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거나 심지어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전반의 갈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사람들이 신념을 바꾸기 힘들어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적, 신경생물학적 기제를 해부하고, 둘째, 집단 역학과 사회적 압력이 어떻게 개인의 신념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셋째, 한국 사회가 가진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중심으로 신념 고착화의 특수한 양상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이 현상이 한국 사회만의 문제인지 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인지 비교 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보고서는 신념 고착화의 복잡한 원인들을 명확히 규명하고,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신념의 유연성을 증진하기 위한 실천적 제언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1부: 신념 고착화의 보편적 심리적 원인
1.1. 인지 편향과 신경생물학적 기제
사람들이 신념을 바꾸는 것을 어려워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의 사고 과정에 내재된 인지 편향과 뇌의 생물학적 작용 때문이다. 이는 특정 방향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을 내리는 뇌의 예측 가능한 패턴이다. 주요 인지 편향으로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신념 지속성(Belief Perseverance)이 있다. 확증 편향은 개인이 기존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찾고 해석하며,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거부하려는 성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뉴스, 소셜 미디어, 일대일 대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존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를 접하며 강화된다.1 한편, 신념 지속성은 기존 신념의 근거가 되는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신념을 계속 유지하려는 경향이다.1 신념에 대한 도전은 종종 역화 효과(Backfire Effect)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자신의 신념과 모순되는 사실을 제시받았을 때, 기존 신념을 재평가하기보다는 오히려 원래의 입장을 더욱 강하게 옹호하게 되는 현상이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서 이러한 반응은 더욱 두드러진다. 자신에게 위협으로 느껴지는 사실을 접했을 때, 그 위협에 대응하여 신념을 더욱 굳건히 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적 방어 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1 이러한 인지적 경향은 뇌의 신경생물학적 기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신념을 고수하는 행위는 뇌의 쾌락 중추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활성화시켜 기쁨을 유발하는 반면, 신념을 바꾸는 행위는 불안, 두려움, 혐오를 느끼게 하는 섬엽(insula)을 자극한다.2 이처럼 뇌는 기존 신념을 지키는 행위에 보상을 주고, 바꾸는 행위에 처벌을 주는 심리적 피드백 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확증 편향은 이 순환 고리를 강화하는 자연스러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즉, 기존 신념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만을 수용함으로써 쾌락 중추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모순되는 정보와의 마찰을 피함으로써 불안을 야기하는 섬엽의 활성화를 막는 것이다. 이는 신념 고착화가 단순히 의식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불편함을 회피하려는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경향과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신념에 대한 도전은 단순한 논리적 오류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개인의 세계관과 신념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 그 사람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융합된다.1 따라서 신념이 위협받을 때 뇌는 이를 개인적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하고 투쟁-도피 반응을 촉발한다. 이 과정에서 뇌의 편도체(amygdala)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분비되어 이성적인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된다. 결과적으로, 감정적 방어가 강화되어 역화 효과가 발생하며, 이는 사람들이 때로 사실이나 증거보다 자신의 감정을 더 신뢰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기제이다.
1.2. 동기적 추론과 인지 부조화
신념 고착화의 또 다른 강력한 원인은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와 동기적 추론(Motivated Reasoning)의 상호작용이다. 인지 부조화는 두 가지 모순되는 신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거나 신념과 행동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정신적 불편함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윤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할 때 인지적 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6 인간은 심리적 일관성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강력한 동기를 갖는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동기적 추론이다. 동기적 추론은 인지 부조화와 같은 정신적 불편함을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고 과정을 특정 결론을 향해 편향시키는 현상이다.6 이는 인지 부조화라는 불편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동기적 추론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확증 편향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일련의 심리적 기제다.5 불편함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모순되는 정보를 거부하고(확증 편향), 자신의 기존 신념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찾는(동기적 추론) 것이다. 이는 신념 고착화가 인간의 본능적인 자기 방어 기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 동기적 추론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과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정해진 감정적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선택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다.6 이 때문에 논리적이고 지적인 토론이 종종 신념 변화에 실패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논리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동기적 추론에 의해 선택적으로 무시되거나 왜곡된다. 동기적 추론이 이성의 가면을 쓴 감정적 추론이라는 점은, 비판적 사고 훈련만으로는 감정적 동기가 이성적 논리를 압도하는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게 만든다.
2부: 집단 역학과 사회적 압력의 역할
2.1. 사회 정체성 및 동조 심리
신념 고착화는 개인의 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집단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집단을 형성하는 사회적 존재이며, 집단에 대한 소속감은 개인의 자부심과 자존감의 강력한 원천이 된다.7 이러한 집단 소속감은 자연스럽게 내집단/외집단 편향(In-group/Out-group Bias)을 낳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선호하고, 타 집단(외집단)과의 차이를 과장하며, 외집단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경향이 있다.3 이러한 집단적 경향은 동조(Conformity)라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동조는 사회적 압력을 인지하거나, 집단에 소속되고 싶거나, 거절당할까 두려워서, 또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보가 필요해서 개인의 태도나 신념, 행동을 집단의 규범에 맞추려는 경향이다.8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동조가 집단에 대한 위협을 인지할 때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집단이 위협을 받거나 개인이 집단 내에서 자신의 지위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때, 개인의 정체성은 더욱 '단일하고 경직된' 형태로 변하게 된다.7 이러한 경직된 정체성은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집단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동시에 타 집단에 대한 적대감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신념의 유연성 부족은 단순한 심리적 경향을 넘어, 위협에 대응하는 생존 본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조는 종종 집단 양극화(Group Polarization)로 이어지며, 이는 단순한 동조보다 더 극단적인 현상이다. 동조는 집단의 평균에 수렴하려는 경향이지만, 집단 양극화는 집단 토론 후 구성원들의 의견이 기존의 평균치보다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우치는 현상이다.11 이는 두 가지 심리적 기제를 통해 발생한다. 첫째, 사회적 비교(Social Comparison)를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이 '더 나은 그룹 멤버'가 되기 위해 다른 구성원들보다 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둘째, 집단 내 토론은 유사한 주장을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적 영향(Informational Influence)'을 행사한다.12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신념이 집단 논의를 통해 원래보다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표출되는 '과잉 보상(overcompensation)' 현상으로 이어진다.
2.2. 집단 양극화와 소셜 미디어 확성 효과
집단 양극화는 특히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에서 극적으로 증폭된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질성(homophily)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한다.13 여기서 에코 챔버(Echo Chamber)는 동질적인 집단 내에서 의견이 울려 퍼지는 사회적 현상을 의미하며, 필터 버블은 알고리즘이 개인의 과거 행동을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적 현상이다.14 이 두 개념의 결합은 신념 고착화를 가속화하는 강력한 동력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동질적인 정보를 선호하는데, 소셜 미디어는 이 본능을 정확히 파악하여 동질적인 정보의 유입을 자동화한다.13 이는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이 강화되는 환경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는 결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러운 집단 동조 및 양극화 현상이 기술적으로 증폭되어,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신념 고착화와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10 이러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반하는 정보를 접하더라도, 에코 챔버 내에서 강화된 집단 신뢰를 바탕으로 외부의 목소리를 '틀린 정보'로 쉽게 무시하게 된다.14 이러한 인식의 양극화는 단순히 의견을 극단화하는 것을 넘어, 타 집단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경직되게 만든다. 미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인식된 양극화(perceived polarization)'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상호 신뢰를 직접적으로 훼손한다. 사람들이 서로 공통된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면, 협력을 기피하고 사회적 신뢰는 무너진다. 이는 신념 고착화가 단순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의 기능 부전을 초래할 수 있는 거대한 위험임을 시사한다.16
3부: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주요 사례 분석
3.1. 한국 문화의 구조적 특성: 집단주의, 서열주의, 관계주의
한국 사회의 신념 고착화는 보편적인 심리 기제 외에 고유한 문화적 특성에 의해 강화되고 특정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은 집단주의, 집단적 서열주의, 그리고 관계주의이다. 전통적인 한국 사회는 개인의 목표보다 집단 공동의 목표를 우선시하는 강한 집단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17 이러한 문화는 개인에게 집단을 위해 사적인 선호나 이익을 희생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로 치부한다.17 이러한 집단주의는 특히 초고속 산업화 시기(1960-80년대)에 '애국심'과 결합하여 강력한 응집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을 형성함으로써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었다. 포스코(POSCO)의 사례처럼, "철을 만들어 나라에 봉사하라"는 구호는 노동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며 산업화를 이끄는 강력한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19 그러나 혁신 주도 경제로 전환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경직성과 획일성이 오히려 창의성과 유연성을 저해하는 역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19 한국의 집단주의는 단순히 공동체 의식을 넘어, 집단적 서열주의라는 독특한 위계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집단 구성원 모두를 지위를 중심으로 줄 세우는 문화로,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의 권력과 요구에 도전하거나 거부할 수 없게 만든다.17 이러한 구조는 권위주의 정권의 유산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20, 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카르텔이 반대자를 가차 없이 응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17 또한, 한국 사회에서는 공적인 영역에서도 사적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주의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혈연, 지연, 학연 등 개인적 친밀도에 따라 하위 집단(subgroup)을 형성하고, 이러한 관계를 기반으로 공적 사안을 처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17 관계주의는 '우리'라는 정서(정, 의리)를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공정성(consistent standards)이 훼손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공적 사안이 원칙과 규정이 아닌 '누구와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처리되면서 깊은 불신과 불공정성을 초래하는 것이다.17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집단 내에서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들고, 집단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개인이 책임을 회피하는 **'집단 무책임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22
3.2. 한국 사회의 사례: 온라인 마녀사냥 및 집단 책임 회피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는 온라인 공간에서 마녀사냥이라는 특수한 형태로 발현된다. 중세의 마녀사냥처럼, 집단이 어떤 절대적 기준을 내세워 특정 개인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고 희생양으로 삼는 행위다.23 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이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특정 개인을 원인으로 지목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24 이러한 현상은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극명하게 드러났다. 참사 직후, 온라인과 SNS에서는 군중 내에서 "밀어!"라고 외친 특정인을 지목하며 사고의 원인을 한 개인의 행위로 돌리는 마녀사냥이 확산되었다.25 그러나 전문가들은 군중 밀집 상황에서 한 개인의 행위보다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관리 부재와 같은 시스템적 실패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마녀사냥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5 이 사건은 시스템의 실패와 집단적 책임을 분담하는 대신, 대중이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집단이 저지른 참사에 개인이 희생양이 되는' 한국적 특수성을 보여준다. 마녀사냥은 단순히 집단 심리를 넘어, 기득권과 권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한다.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가진 개인(조국, 윤미향)을 표적 삼아 여론을 몰아가는 '검찰-언론 카르텔'의 사례는 마녀사냥이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는 도구를 넘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27 이와 유사하게, 미국 내 한국인 집단 체포 사건이나 과거 운동권의 폭력 사건과 같이 22, 잘못의 책임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집단이나 정치권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한국 사회의 집단 무책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4부: 보편성과 특수성 비교 분석 및 제언
4.1. 한국과 서구 사회의 신념 고착화 동인 비교
신념 고착화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 기제와 집단 역학에 기반한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각 사회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그 양상과 동인이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 사회에서는 집단주의, 서열주의, 관계주의가 주된 동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서구(특히 미국) 사회에서는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와 개인주의적 가치 충돌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다. 다음 표는 양국 간의 신념 고착화 동인을 비교하여 그 차이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카테고리 한국 사회 서구(미국) 사회 문화적 가치 집단주의, 서열주의, 관계주의, 권위주의 유산 17 개인주의, 정치적 양극화, 자율성, 자아실현 10 주요 사회적 동인 집단 내 조화와 순응 중시, 서열에 대한 복종 17 개인의 정체성을 자신이 선택한 신념과 동일시,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 10 심리적 기제 집단에 의한 '동조'와 '복종', 관계에 기반한 판단 17 '정체성' 강화와 경쟁, '우리'와 '그들'의 구분 10 결과적 현상 마녀사냥, 집단 책임 회피, 공정성 불신 17 이념적 극단화, 사회적 신뢰 붕괴, 정치적 불협화음 10
이러한 비교는 흥미로운 모순을 드러낸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상반된 가치관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신념 고착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의 신념이 곧 정체성의 핵심이 되므로, 이를 바꾸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아 변화에 강하게 저항한다.29 이들은 "나는 나의 신념에 따라 사는 자율적 존재"라는 인식 하에 '내 신념을 지키기 위해' 외부 정보와 경쟁한다. 반면,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의 의견이 집단의 조화를 깨뜨리고 서열에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되므로, 아예 다른 신념을 표출하기 어렵다.17 이들은 '집단의 조화를 지키기 위해' 다른 신념을 내세우지 않는다. 결국, 한쪽은 '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다른 쪽은 '집단의 조화를 지키기 위해' 신념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경로는 다른 출발점에서 동일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다.
4.2. 결론 및 신념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제언
신념 고착화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 기제(인지 편향, 동기적 추론)가 집단 역학(사회 정체성, 양극화)에 의해 증폭되며, 각 사회의 고유한 문화적, 역사적 맥락에 따라 특수한 양상으로 발현되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이는 어느 한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둔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이다. 이러한 현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 차원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개인적 차원의 실천적 제언: 비판적 사고 훈련: 정보의 출처와 의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 같이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의식적으로 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15 열린 태도 훈련: 자신의 지식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설명 깊이의 환상 극복) 2, 대립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며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1 메타인지 능력 함양: 자신이 동기적 추론이나 인지 편향에 빠져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감정적 동기가 이성적 판단을 압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는 것이 신념의 유연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다.6 사회적 차원의 제언: 비대립적 소통 환경 조성: 소셜 미디어 기업은 알고리즘을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계하여 사용자에게 의도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노출시켜야 한다.13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비난과 처벌이 아닌 대화와 이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 시스템과 공정성 회복: 사적 관계나 권위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투명하고 일관된 공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17 이는 마녀사냥과 같은 무분별한 책임 전가를 줄이고, 사회 구성원들이 합리적이고 일관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26 궁극적으로 신념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것은 단순히 개개인의 사고방식을 교정하는 것을 넘어, 건강한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가능하게 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참고 자료 Cognitive Biases and Brain Biology Help Explain Why Facts Don't Change Minds - UConn Today - University of Connecticut,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today.uconn.edu/2022/08/cognitive-biases-and-brain-biology-help-explain-why-facts-dont-change-minds-2/ Why Facts Don't Change Our Minds and Beliefs Are so Hard to Change for 2025?,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research.com/education/why-facts-dont-change-our-mind 9 Types of Cognitive Biases that Fuel Conflict | Pollack Peacebuilding Systems,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pollackpeacebuilding.com/blog/cognitive-biases-fuel-conflict/ Cognitive bias and how to improve sustainable decision making - PMC,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0071311/ ELI5: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cognitive dissonance and confirmation bias? - Reddit,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explainlikeimfive/comments/l8jxph/eli5_what_is_the_difference_between_cognitive/ Motivated Reasoning - Psychology Today,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asics/motivated-reasoning Social Identity and Group Norms - The Commons Social Change Library,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commonslibrary.org/social-identity-and-group-norms/ Conformity | Psychology Today,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asics/conformity Conformity | Research Starters - EBSCO,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ebsco.com/research-starters/political-science/conformity A Framework on Polarization, Cognitive Inflexibility, and Rigid Cognitive Specialization - Frontiers,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ology/articles/10.3389/fpsyg.2022.776891/full Group Polarization | Research Starters - EBSCO,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ebsco.com/research-starters/social-sciences-and-humanities/group-polarization Group Polarization - The Decision Lab,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thedecisionlab.com/reference-guide/psychology/group-polarization Exploring the Role of Randomization on Belief Rigidity in Online Social Networks - arXiv,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arxiv.org/html/2407.01820v1 Echo chamber (media) - Wikipedia,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en.wikipedia.org/wiki/Echo_chamber_(media) What is a Social Media Echo Chamber? | Stan Richards School of Advertising,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advertising.utexas.edu/news/what-social-media-echo-chamber Social Trust in Polarized Times: How Perceptions of Political Polarization Affect Americans' Trust in Each Other - PMC,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932466/ 한국의 집단주의, 그 다층 구조에 대하여 - 내 삶의 심리학 mind,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www.min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7 집단주의 성향이 조직시민행동에 미치는 영향 - CHOSUN,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oak.chosun.ac.kr/bitstream/2020.oak/17035/2/%EC%A7%91%EB%8B%A8%EC%A3%BC%EC%9D%98%20%EC%84%B1%ED%96%A5%EC%9D%B4%20%EC%A1%B0%EC%A7%81%EC%8B%9C%EB%AF%BC%ED%96%89%EB%8F%99%EC%97%90%20%EB%AF%B8%EC%B9%98%EB%8A%94%20%EC%98%81%ED%96%A5.pdf (PDF) The Role of Korean Collectivism in South Korea's Industrialization Process,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42093055_The_Role_of_Korean_Collectivism_in_South_Korea's_Industrialization_Process 한국정치를 성찰한다: 진단과 치유를 위한 한 시각 - 동아시아재단,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keaf.org/book/EAF_Policy_Debates/Reflecting_on_South_Korean_Politics_A_Perspective_for_Diagnosis_and_Healing [EAI 워킹페이퍼] 한국인의 역사인식과 정치정체성 - EAI | the East,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www.eai.or.kr/new/en/project/view.asp?code=&intSeq=20041&board=kor_workingpaper&keyword_option=&keyword=&more= 운동권/비판 - 나무위키,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9A%B4%EB%8F%99%EA%B6%8C/%EB%B9%84%ED%8C%90 마녀사냥식 SNS 여론몰이, 한국의 집단문화 때문일까 [인사이트30] - YouTube,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DAOfbs3UVO0 마녀사냥 - 잔인한 군중심리 - 정신의학신문,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2171 [자막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밀어! 밀어!" 외친 무리 처벌 가능할까? - YouTube,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xoynaQjhi5g 이태원 참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D%83%9C%EC%9B%90_%EC%B0%B8%EC%82%AC 한국 사회 파괴하는 '마녀사냥', 어떻게 막을 것인가,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015 한국인 300여명 美 구금에, 與 "철저히 대응" VS 野 "무능·무책임" - ZUM 뉴스,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m.news.zum.com/articles/100720997/%ED%95%9C%EA%B5%AD%EC%9D%B8-300%EC%97%AC%EB%AA%85-%EA%B5%AC%EA%B8%88%EC%97%90-%EC%B2%A0%EC%A0%80%ED%9E%88-%EB%8C%80%EC%9D%91-vs-%EB%AC%B4%EB%8A%A5%EB%AC%B4%EC%B1%85%EC%9E%84? Western Individualism and Spirituality - Ash Riley | In My Sacred Space,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inmysacredspace.com/individualism/ Individualistic Cultures and Example Behavior - Simply Psychology, 9월 11, 2025에 액세스, https://www.simplypsychology.org/what-are-individualistic-culture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