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망 사용료 논쟁: 10대 핵심 쟁점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
I. Executive Summary (핵심 요약)
본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망 사용료(Network Usage Fee)' 논쟁을 둘러싼 10가지 핵심 쟁점을 법적, 경제적, 기술적 및 글로벌 정책적 관점에서 심층 분석한다. 이 논쟁은 국내외 콘텐츠 제공 사업자(CP)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 간의 충돌을 넘어, 인터넷 생태계의 근본 원칙, 혁신,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파급 효과까지 아우르는 복잡성을 띤다.
핵심 발견(Key Finding): 본 보고서의 핵심 분석 결과, 한국의 망 사용료 논쟁은 '글로벌 CP의 무임승차'라는 표면적 현상 이면에, 1) 2016년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Sender-Pays) 상호접속고시'라는 독특한 국내 규제 환경 1과, 2) '유료 피어링(Paid Peering)'이 표준화된 글로벌 인터넷 아키텍처 2 간의 근본적인 '구조적 충돌'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밝힌다.
쟁점별 요약:
- 공정성(역차별): 국내 CP(네이버, 카카오)의 망 사용료 지불 3은 '발신자 종량제'의 직접적 결과이며, 이는 글로벌 CP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규제적 역차별'이 발생했다.
- 망 중립성: 논쟁의 핵심은 '망 중립성'의 해석 자체가 아니라, ISP가 주장하는 '전송료(Termination Fee)' 5가 망 중립성이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정당한 대가'인지의 법리적 다툼이다.
- 투자: 구글의 GGC(캐시 서버)는 ISP의 막대한 '국제 회선 비용'을 절감시키는 명백한 기술적/경제적 기여 6이나, ISP는 이를 '국내 망' 사용료와는 별개로 간주한다.
- 경제적 영향: ISP의 '투자 유인 감소' 주장은 5G 상용화 이후 CAPEX(설비투자) 감소 및 영업이익 증가 데이터 7와 상충된다. 반면, 트위치 철수 사례 9는 스타트업 및 혁신에 대한 '진입 장벽' 우려 11가 실재함을 시사한다.
- 글로벌 동향: 유럽연합(EU)의 '공정 기여(Fair Share)'는 '공동 기금' 방식 13을 논의하는 반면, 한국은 '양자 간 계약 의무화'에 초점을 맞춰 14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반경쟁적' 비판 15에 직면하는 등 접근 방식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
정책 제언: 현재의 '양자택일'식 입법 접근은 통상 마찰과 혁신 저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재검토, 중소 CP 및 스타트업에 대한 명확한 면제 조항 신설 16, EU식 '기금' 모델 13의 장단점 재평가 등 다층적인 정책 프레임워크가 시급히 요구된다.
II. 공정성의 딜레마: '역차별' 주장의 법적·경제적 검토
쟁점의 발단: 국내외 CP 간 지불 격차 실태
망 사용료 논쟁의 가장 강력한 명분은 '역차별' 문제이다. ISP와 국회는 국내 CP와 글로벌 CP 간의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18
구체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ISP에 연간 각각 700억 원, 3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3 반면, 구글(유튜브)은 국내 총 트래픽의 27.1%에서 31.2%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18, 망 사용료를 거의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메타(페이스북) 등 일부 다른 해외 CP들은 직간접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나, 최대 트래픽 유발자인 구글과 넷플릭스(과거)의 비협조가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된다.4
이러한 불균형은 '망 무임승차(Mang-muimseungcha)' 19라는 비판을 촉발시켰으며,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의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망 무임승차 방지법'이 지속적으로 발의되는 주된 동력이 되고 있다.19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분쟁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함의
이 논쟁은 2020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SKB) 간의 법적 공방으로 본격화되었다.22 3년 넘게 지속된 이 소송은 2023년 9월, 넷플릭스의 법적 승소나 패소가 아닌,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및 모든 소송 취하로 극적 종결되었다.23
주목할 점은 이 합의 시점이다. 이 합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중 넷플릭스 경영진을 만나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은 직후에 이루어졌다.26 이 과정에서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는 망 사용료 문제가 단순한 '이용료' 징수 문제를 넘어, 'K-콘텐츠 투자' 유치와 같은 더 큰 '산업 정책' 및 '외교(대미 관계)'의 영역에서 '거래'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즉, ISP는 입법을 통한 '보편적 징수' 대신, K-콘텐츠 투자 유치라는 '국가적 명분' 하에 특정 CP(넷플릭스)와 '개별적 빅딜'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망 무임승차 방지법'의 입법 동력을 일부 약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23
'역차별' 프레임의 이중적 성격: 국내 정치 논리 vs. 국제 통상 장벽
'역차별' 프레임은 이 논쟁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 국내 정치 논리: '국내 기업은 내는데 외국 기업은 안 낸다' 3는 주장은 국내 여론과 정치권에 공정성 문제를 환기시키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논리이다.
- 국제 통상 논리: 하지만 이 주장은 국제 무대에서 '보호무역주의' 또는 '무역 장벽'으로 해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망 사용료 법안을 "반(反)경쟁적"이라고 명시적으로 비판했다.15 USTR은 이 법안이 미국 콘텐츠 업체들이 지불하는 망 사용료가 결국 그들의 경쟁자인 '한국의 3대 ISP 사업자들(KT·SKB·LGU+)의 독과점 체제'를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15
결론적으로, '역차별' 해소라는 '국내 정치 논리'와 '무역 장벽'이라는 '국제 통상 논리'의 정면충돌이 이 법안이 십여 년간 표류하며 결론을 내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III. 인터넷의 근본 원칙과 아키텍처 충돌
망 중립성의 재해석: '무차별'은 '무상'을 의미하는가?
망 사용료 논쟁은 종종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과의 충돌 문제로 비화된다. 망 중립성은 ISP가 인터넷상의 모든 데이터를 그 내용, 유형, 기기 등에 관계없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3
- CP 및 시민단체 (OpenNet) 입장: 트래픽 양이 많다는 이유로 특정 CP에게 추가 비용(망 사용료)을 부과하는 것은, 데이터를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행위이며 인터넷을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9
- ISP 및 학계 입장: 망 중립성은 데이터 '내용'을 차별하지 말라는 원칙(Non-discrimination)이지, 네트워크 인프라 '이용'에 대한 '대가'를 받지 말라(Free of charge)는 원칙이 아니다.17 즉, '무차별'이 '무상'을 의미하지 않으며,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며 수익을 얻는 CP는 망 증설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FCC의 망 중립성 규제 복원 시도가 불발되고 27,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망 생태계 내 자유로운 경쟁을 추구하는 기조가 강화되면서 27, 망 중립성을 근거로 망 사용료를 반대하는 논리는 글로벌 차원에서 그 힘을 일부 잃고 있는 추세이다.
'접속료' 대 '전송료': 이중 과금 논란의 핵심 (Query 5)
논쟁의 핵심은 ISP가 요구하는 비용이 '이중 과금'인지 여부에 있다.
- ISP의 논리 (양면 시장): ISP는 인터넷 시장이 '이용자(End-user)'와 'CP'라는 두 개의 다른 고객 집단으로 구성된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주장한다.
- '접속료' (이용자 요금): 이용자가 인터넷 세상(망)에 '접속(Access)'하는 대가.
- '전송료' (CP 사용료): CP가 자사의 콘텐츠를 ISP의 망 인프라를 '이용(Use)'하여 이용자에게 '전송(Delivery)'하는 대가.
ISP는 이 둘이 명백히 구분되며, 따라서 '이중 과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5
- CP의 반론 (이중 과금):
CP는 '접속'과 '전송'이 분리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반박한다.24 이용자는 이미 ISP에 '접속료'(월정액 요금)를 지불하고 특정 품질(예: 1Gbps)의 인터넷 서비스를 구매했으며, 이 요금에는 망에 접속해 콘텐츠를 다운로드(전송받을) 권리가 이미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ISP가 동일한 트래픽에 대해 이용자에게 '접속료'를 받고, CP에게 '전송료'를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 과금(Double-Dipping)'이다.15
'피어링'과 '전송료'의 개념 혼동: 한국 논쟁의 근원 (Query 9)
이 '접속'과 '전송'의 구분 논쟁은 인터넷의 근본적인 아키텍처(Query 9)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다.
- 글로벌 인터넷의 본질 (상호접속): 인터넷은 본래 '상호접속(Peering)'을 통해 자발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이다.2 전통적으로 트래픽 교환 비율이 비슷한 네트워크 간에는 비용을 정산하지 않는 '무정산 피어링(Settlement-Free Peering, SFP)'이 기본 모델이었다.2
- 용어의 충돌: 이 논쟁은 '유료 피어링(Paid Peering)'과 '전송료(Termination Fee)'의 개념을 혼용하는 데서 발생한다.5
- Paid Peering (접속료): CP가 더 나은 품질을 위해 ISP의 네트워크에 '직접 접속'하며 지불하는 협상된 비용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발적 협상에 의해 이루어진다.5
- Termination Fee (전송료): CP가 직접 접속하지 않았음에도, 데이터가 ISP의 망을 '지나간다(종단한다)'는 이유로 ISP가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통행세'이다. CP 측은 이것이 망 중립성에 의해 금지되는 모델이라고 주장한다.5
글로벌 CP(구글, 넷플릭스)는 ISP의 요구를 SFP 원칙에 어긋나는 부당한 '전송료'로 간주하고 거부한다.5 반면, ISP는 CP가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 불균형 24을 근거로 '유료 피어링' 또는 그에 상응하는 '전송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근원: 한국의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왜 유독 한국에서 이 문제가 첨예하며(Query 8), 왜 국내 CP(네이버, 카카오)는 돈을 내는가(Query 1)?
그 근본 원인은 2016년 도입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라는 한국만의 독특한 규제에서 찾을 수 있다.1 이 고시는 ISP 간의 트래픽 교환 방식(상호접속)을 글로벌 SFP(무정산) 원칙이 아닌, 데이터를 '보내는(발신) 쪽'이 '받는 쪽' ISP에게 트래픽 양에 따라 돈을 내도록(종량제) 강제했다.
이 규제는 표면적으로 ISP 간의 정산 규칙이지만, 결과적으로 ISP가 국내 CP(네이버 등)에게 "당신들(CP) 때문에 우리가 저쪽 ISP(예: KT)에 돈을 내게 되었으니, 그 비용(발신 트래픽 비용)을 당신들이 내라"고 요구하는 '망 사용료(전송료)'의 핵심 근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역차별'(Query 1) 문제는 글로벌 CP의 '무임승차'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2016년 한국 정부가 SFP라는 글로벌 인터넷 원칙 2을 버리고 '발신자 종량제'라는 독특한 국내 규제 1를 도입하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규제적 갈라파고스'의 산물이다. 국내 CP는 이 규제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어 비용을 지불하게 된 반면, 글로벌 CP는 이 국내 규제를 따를 이유가 없어 '역차별'이 발생한 것이다.
IV.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투자, 혁신, 그리고 소비자
투자의 정의: GGC는 망 사용료를 대체하는 '투자'인가? (Query 3)
ISP는 CP가 '투자' 없이 망을 이용한다고 비판하지만, CP는 이미 막대한 기술적/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 CP의 기여 (GGC/OCA): 구글(GGC, Google Global Cache)과 넷플릭스(OCA, Open Connect)는 이미 수천억 원을 들여 ISP의 네트워크(IDC) 내부에 '캐시 서버'를 무상으로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3
- 기술적 작동 원리: 이 캐시 서버는 이용자가 자주 찾는 콘텐츠(유튜브 영상, 넷플릭스 드라마 등)를 ISP의 국내 망 내에 미리 저장해둔다.6
- ISP의 경제적 이익: 이용자가 콘텐츠를 요청할 때, 데이터는 미국이나 일본의 구글 데이터센터까지 갈 필요 없이(국제 회선 불필요), ISP 망 내부의 GGC에서 즉각 응답한다.6 이는 ISP의 가장 큰 비용 부담 중 하나인 '해외망 트래픽(국제 회선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킨다. 과거 LG U+ 등은 실제로 이 '국제 망' 비용을 아끼기 위해 GGC를 가장 먼저 적극 도입했다.6
이는 '투자'의 정의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이다. CP는 GGC를 통한 '비용 절감 기여'가 사실상 '망 사용료'를 대체하는 실질적인 투자라고 본다. 반면, ISP는 '국제 망' 비용 절감은 GGC의 부수적 효과일 뿐, CP가 폭증시킨 '국내 망(Last-mile)' 트래픽 처리 비용(증설, 유지보수)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즉, 서로 다른 회계장부를 들이미는 형국이다.
ISP의 투자 유인: 망 사용료가 없으면 5G/6G 투자는 중단되는가? (Query 7)
ISP는 CP가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에 대한 정당한 대가 없이는 5G, 6G와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유인을 잃게 된다고 주장한다.30 이 주장은 상충되는 데이터를 통해 검증될 필요가 있다.
- : 5G가 상용화된 2019년 이후 4년간(2019-2022) 통신 3사는 총 30조 9,750억 원의 CAPEX(설비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14조 7,844억 원)의 2배가 넘는 규모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32
- : 그러나 CAPEX의 연도별 '추세'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준다. 통신 3사의 CAPEX 합계는 2019년 9조 5,950억 원을 정점으로 매년 하락하여 2023년에는 7조 2,972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7 반면, 같은 기간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5G 상용화 당시인 2019년 2분기 7,596억 원에서 2024년 2분기 1조 2,855억 원으로 69.2%나 급증했다.7
데이터는 ISP가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5G 초기 투자를 완료한 이후 투자를 줄이면서도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33 따라서 ISP의 '투자 유인' 주장은, "CP 때문에 투자할 '재원'이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통신 사업(기본료)만으로는 성장이 정체되었으니 31, CP라는 '새로운 고객(수익원)'에게서 추가 이익을 확보하려는" 동기로 재해석해야 한다.
[표 1] 국내 통신 3사 CAPEX(설비투자) 및 영업이익 추이 비교 (2019-현재)
| 연도/분기 | CAPEX (합계) | 영업이익 (합계) | CAPEX 추세 | 영업이익 추세 |
|---|
| 2019년 | 9조 5,950억 원 | (2분기) 7,596억 원 | 정점 (Peak) | - |
| 2020년 | 8조 2,762억 원 | - | 하락 | - |
| 2021년 | 8조 2,006억 원 | - | 하락 | - |
| 2022년 | 8조 1,410억 원 | - | 하락 | - |
| 2023년 | 7조 2,972억 원 | - | 하락 | - |
| 2024년 | - | (2분기) 1조 2,855억 원 | (하락 예상) | 69.2% 증가 (vs. '19년 2Q) |
| 출처: 7 데이터 기반 재구성 | | | | |
혁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 (Query 6)
CP와 스타트업 업계는 망 사용료 부과가 구글, 넷플릭스 같은 거대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콘텐츠 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력히 우려한다.12
이 우려는 특히 AI 스타트업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AI 서비스는 기존 콘텐츠 플랫폼보다 훨씬 더 많은 네트워크 트래픽을 필요로 하므로, 과도한 망 사용료는 AI 기업의 초기 성장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11
이러한 우려는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2024년 2월, 글로벌 1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화했다.9 트위치는 철수 이유로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망 사용료)를 명시적으로 지목했다.10 언론 추정에 따르면 트위치가 이미 연 500억 원의 망 사용료를 납부 중이었으며, 트래픽 증가에 따라 900억 원까지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10
트위치 사례는 '망 사용료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더 이상 가설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Smoking Gun)'이다. 글로벌 거대 기업인 트위치조차 감당하지 못한 비용 10을 국내 스타트업 11이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망 사용료 법제화가 의도와 달리 '빅테크'가 아닌 '중소 CP'와 '혁신'을 먼저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최종 이용자에게의 전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Query 4)
만약 구글이 망 사용료를 낸다면, 이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 것인가?
- CP의 논리 (비용 전가): 구글은 이 비용이 결국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이나 콘텐츠 제작자(유튜버)의 수익 배분 감소 34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35 실제로 오픈넷 설문조사에서 이용자 62.2%가 "이용자 피해"를 우려했다.36
- ISP의 반론 (미미한 비용): 한양대 신민수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이 망 사용료로 낼 비용은, K-콘텐츠를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광고 수익 대비 0.17~0.25%에 불과하다.37 따라서 이를 전가한다는 것은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37
이 논란의 핵심은 '전가 여부'가 아니라, '전가할 수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문제이다.
- 시장지배적 CP (구글): 유튜브처럼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은 0.25%이든 1%이든 그 비용을 소비자(요금 인상)나 창작자(수익 배분 축소)에게 쉽게 '전가'시킬 수 있다.37
- 경쟁적 CP (트위치): 반면 트위치처럼 아프리카TV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10 CP나 스타트업은 '전가'시킬 힘이 없다. 이들은 비용을 스스로 감당(흡수)하다가, 한계에 부딪히면 '서비스 종료' 또는 '시장 퇴출'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망 사용료는 '혁신적이지만 지배력 없는' 서비스에 가장 큰 타격을 주며, 시장의 독과점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V. 글로벌 동향 및 대안적 해결 모델 탐색
글로벌 표준의 문제: 왜 유독 한국인가? (Query 8)
앞서 [심층 인사이트 4]에서 분석했듯이, 한국이 첨예한 1차적 이유는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1라는 독특한 국내 규제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사업자인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한국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대역폭 비용(유료 피어링 비용)은 유럽 대비 40배, 미국 대비 30배, 일본 대비 20배나 비정상적으로 높으며, 다른 지역은 매년 비용이 하락하는 반면 한국은 6년간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2 이는 한국의 ISP 시장이 글로벌 CP에게 '합리적 협상'이 아닌 '담합에 가까운 일방적 통보'의 시장으로 비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2
비교 분석: EU의 '공정 기여(Fair Share)' 논의와 한국
ISP는 EU, 미국 등 주요국들도 CP에게 망 이용대가 분담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트렌드라고 주장한다.27 하지만 이는 한국의 모델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 비교 항목 | 한국 (망 무임승차 방지법) | 유럽연합 (EU) (공정 기여 / 연결 인프라 법안) | 미국 (FAIR Act) |
|---|
| 규제 명칭 | 망 무임승차 방지법 19 | 공정 기여 (Fair Share) / 연결 인프라 법안 13 | 인터넷 공정 기여법 (FAIR Act) 13 |
| 규제 방식 | ISP-CP 간 '양자 간 계약' 체결 의무화 14 | CP가 '공동 기금' (펀드)에 출자 13 | **'보편적 서비스 기금(USF)'**에 CP가 기여 27 |
| 주요 명분 | ISP의 투자 비용 보전 / 역차별 해소 3 | 망 고도화 / 탈탄소 등 공동의 목표 달성 27 | 디지털 격차 해소 (지역, 학교, 도서관 등) 27 |
| 비판 지점 | 3대 ISP 독과점 강화 (USTR) 15 | (논의 초기 단계) | (논의 초기 단계) |
| 출처: 13 기반 재구성 | | | |
표에서 보듯이, 한국 모델은 CP가 ISP에게 '직접' 돈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양자 간 계약' 방식이다.14 이것이 USTR이 "ISP 독과점을 강화한다"고 비판하는 15 지점이다.
반면, EU와 미국에서 논의되는 방식은 CP가 '공동 기금(Fund)'에 기여하는 방식이다.13 이 기금은 특정 ISP의 수익이 아니라, 망 고도화나 디지털 격차 해소와 같은 '공공의 목적'에 사용된다. 이 차이는 '통상 마찰' 가능성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궁극적인 해결책: '망 고도화 공동 기금'의 가능성과 한계 (Query 10)
양자 간 직접 계약(한국식)이 통상 마찰 15과 혁신 저해 10 문제를 일으킨다면, EU나 미국에서 논의되는 '망 고도화 공동 기금' 또는 '보편적 서비스 기금(USF)' 13이 제3의 대안이 될 수 있다.17
하지만 이 논리적 대안은 '현실적' 딜레마에 부딪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금' 방안에 대해 ISP와 CP 양측 모두가 부정적이다.13
- ISP 입장 (반대): "당연히 받아야 할 '망 이용대가'를 단순히 '기금'으로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CP의 "대가 회피 핑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즉, ISP는 '전부(이용료)'를 원하지 '일부(기금)'를 원하지 않는다.13
- CP 입장 (반대): "망 고도화는 ISP의 몫"이라며 기금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망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공동 투자하는 것(미국/유럽식)과 망 이용 대가를 '기금'으로 내는 것(한국식)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13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된 '공동 기금'은, 논쟁의 양 당사자(ISP, CP) 모두에게 '최악의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ISP는 받아야 할 돈을 못 받는 것이고, CP는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리적 대안'의 '현실적 실패'는 이 문제가 얼마나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제로섬 게임'으로 변질되었는지를 보여준다.
VI. 종합 결론 및 정책 제언
한국 망 사용료 논쟁의 본질
본 보고서가 분석한 바와 같이, 이 논쟁은 '공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다.
- 글로벌 SFP 원칙과 충돌하는 한국의 '발신자 종량제' 규제 1
- 글로벌 대비 수십 배 비싼 '유료 피어링' 시장 구조 2
- ISP의 'CAPEX 하락 및 이익 증가'가 '투자 유인 감소' 주장과 상충되는 현실 7
- 트위치 철수로 증명된 '혁신 생태계 위축'의 실재적 위험 10
이 네 가지 핵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힌 '고차 방정식'이 한국 망 사용료 논쟁의 본질이다.
정책 제언
현재의 '망 무임승차 방지법'과 같은 단편적인 입법 시도는 통상 마찰과 혁신 저해라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재검토: 모든 문제의 근원인 2016년 상호접속 규제 1를 글로벌 스탠더드(SFP)에 맞게 재검토하거나, 최소한 CP에게 이 비용을 전가하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 입법의 정교화 (스타트업/AI 면제): 만약 입법이 불가피하다면, 트위치 사례 10를 반면교사 삼아 트래픽 임계치, 매출 규모 등을 기준으로 '중소 CP' 및 'AI 스타트업' 11을 법 적용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Exemption)'하는 '안전 장치(Safe Harbor)'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16
- '공동 기금' 모델의 재평가: 현재 양측이 거부하는 13 '공동 기금' 모델을 통상 마찰 15과 혁신 저해 10를 피할 수 있는 '차선책'으로 다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단, 기금의 목적을 'ISP 지원'이 아닌, EU/미국처럼 13 '네트워크 격차 해소'나 '공공 R&D' 등으로 한정하여 CP의 저항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GGC/OCA 기여도 인정: ISP는 GGC/OCA의 '국제 회선 비용 절감' 6 기여를 '국내 망' 비용과 상계하는 협상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중재해야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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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 사용료 찬반' 여론조사에 통신업계 펄쩍 뛴 까닭은 - 한국일보, 11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2016130002407
- 구글이 낼 망 사용료? “유튜브 광고수익 0.25%도 안 돼” - 디지털데일리, 11월 6, 2025에 액세스, https://m.ddaily.co.kr/page/view/2022101219183796249
- [김봉기의 뉴스 저격] 한국서 점화된 망 이용료 의무화 논쟁… 빅테크 ..., 11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2/12/02/3LGV5TKGTJDUNKBDTFCNKAKYFU/
- 유럽 통신사들과 구글·넷플릭스 '망 사용료 분쟁' 격화 - 조선일보, 11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10/04/U5C3UHSFXBEUZISRQFFOCNXQJI/